어렸을 때
그 많던 참새 떼는 어디로 갔을까?
허수아비 보며 참새를 생각 한다
사람도 참새도
등 따시고 인심 좋은 시절이 있었다
동네 우물가 개울이 있는 들 논에
요란한 깡통소리 세끼줄에 메어 놓고
훠이훠이 참새 떼쫓아라며 세끼 줄 손에 쥐어준 우리 아부지
일흔의 나이도 마다시며 홀연히 떠나시고 ,,,
우리집 농사 일 뚝심으로 일꿔 낸 용이 아재
성질 급한 쥔장 앞에
보릿자루처럼 이리저리 밀려도 마음 비우고 살던 그 아재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할까?
스잔한 바람에 옷깃 여미며
해 진 가을 논둑에 서서
황금들판 허수아비 마음되어 본다.
2011. 0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