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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의 하루

산에는 꽃이 피네 #1


일요일

내가 살고 있는 전 지역에 수돗물이 안 나온다.

평소에 모르고 살아왔던 불편함이 한꺼번에 닥치니 여간 짜증스럽지가 않은..

하루 쉬는 날 세탁은 물론이거니와 한주간의 밑반찬도 만들어 놓아야 하고 여기저기 대청소도

해야하는데 마음이 깝깝,,

에이,, 이참에 마음 비우자

나도 모르게 꽂혀있는 책쪽으로 눈이간다

"산에는 꽃이 피네" ~ 법정스님 ~

첫장을 넘기니, 1998년 10월24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싸인] ㅎㅎ

이 책을 간혹 펼처보곤 했었는데 첫장에 구입 날자와 싸인 까지 해 놓은 건 세삼스러운 일이다 ㅎ~

시간이 되는 토요일 오후나뭔 생각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종로서적이나, 교보문고에 들리곤 하는..

평소에 사고싶은 책 기록 해 두었다 가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가기도 한다

문고에 들어 가는 순간 내 마음은 이미 책 부자가 되어버리고,,

책 이야기 하다보니 갑자기 지난 일 생각이 하나,,

사십초반 때어떤 일로부부싸움을 하고 집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 때 들고나간 것이 책 보따리 ㅎㅎ

큰 이불보에다 꽂혀있는 책 제다 둘둘 싸가지고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것을 질질 끌고 15층 아파트에서

내려와 여의도 사는 친구네로 갔던 ㅎㅎ

친구 말,,,이 따위 책은 왜 싸들고 나왔냐구? 안살려고 나올 땐 금덩이, 보석, 통장 들고 나오는 거라고 ㅎㅎㅎ

나중에 이 친구 나 숨겨놓고 알려주지 않았다고 무지 욕먹었던 내 친구 ㅎㅎㅎㅎ

*****

202P에 담긴 법정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 를 읽는다

생전에 계셨을 때가끔 뵙던 스님의 책이라 더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지 모른다

글 중에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주인없는 그 집에서 사실 때 쓴 글~~~

"눈이많이 쌓이면 짐승들이 먹이를 찿아서 내려온다. 콩이나, 빵부스르기같은

먹을걸 놓아두면 박새가 더러 오는데 박새한테는 좁쌀이 필요하니까 장에 가서사다주고, 고구마는 짐승들과

같이 먹고, 밤에 잘때는 그 아이들이 물찿아 개울로 내려오는데, 해질녘에 도끼로 얼음깨고 물구멍을 만들고

물구멍을 하나만 두면 그냥 얼러버리기 때문에 숨구멍을 서너 군데 만들어 놓으면 공기가 통해 잘

얼지않은,,,그것도 굳이 말하면 나눠 갖는 큰 기쁨이..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 란,, 법정스님의 글을 요약 해 보았다..

수돗물 하루멈추었다해서 오만상 찌푸릴 그 시간에 새로운 의미에 글을다시 읽을수 있었던 소중한

하루가 참감사 할 뿐이다..

2011.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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