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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의 하루

선배네 개구리참외

포도밭 농장을 하고 있는 선배네

지난 해 포도가 영글었을 때 다녀왔으니 어느세 세월이 이만큼,,,

일요일 오후

채소 담아 올 그릇 하나씩 챙겨 들고 1시간 여 가는 길을 떠난다.

마금산 북면온천을 지나 창녕으로 가는 옛길은 호젓한 두메산골 길,

풀섶을 지나는 들녘에는 바람결에 스쳐오는 그윽한 풀내음이 싱그럽다.

선배와 반갑다는 인사는 수다스러운 웃음으로 떼우고,

마루끝에 걸쳐앉아, 차 한잔,,,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텃밭엔 오이, 고추, 쑷갓, 가지, 상추

ㅎㅎ,,,나는 욕심 것 부드러운 상추를 몽땅 ~ㅎㅎ

걸으서넓은 비닐하우스에 들으서니,,,으악!! 개구리참외 ,,,

ㅎㅎㅎ

개구리참외보는 순간우리엄니 한테 죽도록 매맞은 생각이 퍼뜩 ~

아주 어렸을 때 [초등 3-4년으로 기억] 고향 창원에 있는

용추골을 오르면불모산이 있고, 그기 산봉우리를 넘으면'우곡사'란 절이 있었는데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그 절에 약물 맞으러 가는 것이 무슨 여름 행사처럼 있었던 기억이,,,

사람들이 무지 많았고 길게 줄을섰는데 머리위에서 홈을 통해 떨어지는 그 물을

약물이라 하여 등에 맞는데등짝이 홀라당까질만큼 아팠던 생각

어린것들이뭔 병타령에어른들 틈에 끼어 첩첩 산길을 걸어서 갔는지 ~

기억에는 작은 주먹밥을 가지고 간것 같기도 한데 ㅎㅎ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배가 고팠나 눈물이 날만큼 힘들었던 '우곡사' 약물맞이,,,

얼마를 내려와 좁은 밭길을 걷는데, 아,,,!!눈앞에 개구리참외가

한아이는 망을 보고 셋은 참외밭으로 들어가 넓퍼득한 치마 걷어올려 치마폭에

참외 한가득, 개울가로 내려와 굶주린 뱃속에 껍질체배가터지도록 먹은 ~

집에 돌아와여름밤 평상에 앉아 언니랑 동생들 한테 참외 따먹은

자랑하다 말고 엄니한테 들켜버린,,,

병치래 많이한다고 절에 부처님한테 보내어 좋은 약물 맞고 오라했더니

약물맞고 도둑질 하고 왔냐며 우리엄니한테 개맞듯맞은 날,,,

얼마나아팠던가 그다음부터는 도둑질 한번도 안했다는,,,ㅎㅎㅎ

오늘 선배의 명언 하나,,

어렸을 때온갖 대장질맏아놓고 하더니어엿한 중년이 되었냐고,,,허허 웃는다

하긴 남자 아이들도 키큰 내뒤를 졸졸 따라다닌 똘만이 몇있었지 ㅎㅎㅎ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하여초야에 살고 있는 선배야 말로

자연을 가꾸는 아름다운 선비의 모습이 자랑스러워 보인다.

맛나는 삼겹살 구이에 쐬주까지,,,

오밀조밀 챙겨 싸준풋풋한 채소들을안고 해가지는 두메산골

재를 넘어 돌아오다,,,7월에는 마산에서 우리가 모시자며,,,^^

201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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